로날드 H. 내쉬 지음, 복음과 헬라문화, CLC
 
이 책은 내가 영국에서 변증학 수업을 들었을 때 담당 교수님께서 추천하셨던 책이다. 그 교수님은 내쉬의 책들을 읽어 봐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 책은 신약성경 안에 드러난 기독교 사상과 가르침이 헬라 철학, 그리스-로마의 신비 종교 및 영지주의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일련의 주장들에 대해 심도 깊게 논박하는 탁월한 변증서다.
이 책은 플라톤에서 중기 플라톤주의까지의 철학과 플라톤주의와 스토아주의와 기독교의 신비 종교에 대해 다루고 있다. 영지주의에 대해서도 이 책은 잘 다루고 있다.
이 책은 석학에 의해 쓰여진 학적인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헤르만 리델보스(Herman Ridderbos)는 바울의 성과 결혼에 대한 관점을 심도 있게 살펴본 후 결론을 이렇게 내린다.
바울이 성관계 그 자체를 죄악된 것으로 보았다고 하는 금욕적이고 이원론적인 견해를 지지할 어떤 근거도 없다. 또한 결혼 제도를 금욕적이고 이원론적인 동기에서 평가할만한 근거도 없다.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나타난다. 바울은 결혼을 하나님이 제정하시고, 그리스도가 분명한 명령으로 보호하시고, 그리스도인의 자유 안에서 인정되고 경험될 만한 것으로 가치있다고 여긴다. 반대 견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증거로 제시하는 고린도전서 7장에도, 우리가 보기에 결혼에 대해 그 어떤 금욕적이고 이원론적인 동기가 나타나지 않는다.”(93면)
이 책은 초기 복음과 헬라문화에 관한 많은 사실들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신약성경의 저자가 어떤 이교 철학이나 종교에서 두드러지는 용어를 사용했다고 해서, 그가 그 용어를 동일한 의미로 사용했다거나 그러한 사용이 그가 이교적 용법에 의존하고 있다는 결혼으로 비약하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25면)
이 책과 더불어 CLC에서 발간된 내쉬의 ‘하나님의 말씀과 인간의 마음’과 ‘기독교의 역사’라는 책 역시 일독해야 할 필요가 있는 책들이다.
내쉬는 철학자이자, 변증가로서 현대 기독교 변증학자로서 중요한 인물이다. 때문에 그의 사상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니라 할 수 없다. 이 책은 추천자인 소기천 박사의 말대로 비록 이교적 유산을 반영하는 용어들을 사용했을지라도 이미 신학적으로 그런 사상을 넘어서고 있으며, 또한 당시 이교적 상황과 소통 하면서도 그 토양 위에 서 있는 이교도에게 기독교의 독특한 복음을 올바르게 전하기 위해 히브리서와 같이 당대의 헬라 철학적 배경을 잘 파악하면서도 동시에 구약성경과 유대교적 전통에 입각해서 새롭게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확고하게 세워나가려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따뜻한 마음으로 일독을 기꺼이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