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친 정보 과잉과 소비주의의 소용돌이 속에서 신앙적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중대한 과제이며, 베네딕트의 규범은 이러한 시대적 요청에 응답하는 하나의 형성적 지표, 곧 ‘삶의 규칙’(rule of life)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본서는 베네딕트 영성을 통해 오늘날의 지역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신앙 여정이 보다 내실 있는 영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감수의 글 7
서론 11
제1부 베네딕트 이해하기 21
제1장 베네딕트의 삶과 영적 여정 22
1.서론: 시대적 상황22
2. 그레고리 대제와 『대화집』 26
3. 로마 유학과 수덕적 부르심 31
4. 에피데에서의 기적과 유혹 33
5. 수비아코에서의 독수도생활 35
6. 비코바로 공동체와의 갈등 37
7. 수비아코 공동체의 형성과 영적 성숙 40
8. 몬테카시노수도원과 『규범집』 42
제2장 베네딕트와 수덕주의 49
1. 서론 49
2. 성경 속의 수덕주의 50
3. 초기 기독교 세계에서의 수덕주의 56
4. 자연적 수덕주의(Natural Asceticism) 60
5. 내면의 수덕주의와 기독교적 자아 형성 63
6. 사회 변혁과 수덕주의 65
7. 『베네딕트 규범집』과 수덕주의 70
8. 결론 74
제2부 『베네딕트 규범집』에 나타난 핵심적 영성 훈련 75
제3장 마음의 귀로 경청하는 삶 76
1. 서론 76
2. 경청하라: 베네딕트 영성의 핵심 78
3. 성경의 핵심 주제: 경청 81
4. 마음의 귀 84
5. 귀향의 영성: 참된 자아로의 부르심 89
6. 이제 일어나자: 매일, 지금 여기에서의 경청 93
7. 경청자가 경청자에게 97
8. 경청의 장애물 99
9. 결론 101
제4장 정주 103
1. 서론 103
2. 모나코스(Monacos)의 의미와 수도사적 정체성 104
3. 공주수도사(Cenobite) 107
4. 독수도사(Anchorite) 111
5. 사라바이트(sarabaites) 113
6. 기로바구스(Gyrovagus) 116
7. 베네딕트수도원의 핵심 가치, 정주 119
8. 내 안과 밖의 타자와 함께하는 삶 123
9. 결론 127
제5장 침묵 130
1. 서론 130
2. 헤시키아: 사막 전통의 침묵과 내적 고요 132
3. 고요에 기여하는 삶: 에바그리우스의 침묵 영성 134
4. 도시 속의 침묵 138
5. 공동체적 일상의 침묵 141
6. 침묵을 위한 유용한 지침들 151
7. 결론 158
제6장 순종 160
1. 서론 160
2. 순종이 어려운 이유 161
3. 구속사적 맥락에서 순종의 자리 164
4. 영성 형성과 순종 169
5. 즉각적 순종 171
6. 자기 의지 죽이기 175
7. 상호적 순종 179
8. 수도원장의 책임 183
9. 결론 187
제7장 겸손 89
1. 서론 189
2. 약함의 수덕주의 19
3. 성경적 겸손: 흙, 낮아짐, 온유함 195
4. 겸손의 사다리 198
5. 겸손의 열두 단계 202
6. 결론 225
제8장 정해진 시간에 드리는 기도 227
1. 서론 227
2. 하나님의 일(Opus Dei) 229
3. 기도에 대한 베네딕트의 신학 233
4. 시편으로 드리는 기도 235
5. 정해진 시간에 드리는 기도의 유익 239
6. 리추얼(ritual)의 종말 245
7. 결론 및 적용 247
제9장 렉시오 디비나 254
1. 서론 254
2. 사막의 교부들과 렉시오 디비나 256
3. 『베네딕트 규범집』 안에서의 렉시오 디비나 263
4. 렉시오 디비나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 270
5. 한국 개신교적 상황에서의 신학적 의미 279
6. 결론 286
제10장 구조와 영성 287
1. 서론 287
2. 영적 삶과 구조 289
3. 극단주의의 위험 294
4. 베네딕트의 균형: 온건함(moderation) 297
5. 꾸준함을 위한 절제 303
6. 분별력 305
7. 여가 310
8. 결론 314
제11장 결론 317
참고문헌 320


중요한 것은 기적들이 아닌 그중심에 수덕적 삶을 통해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지키고 있는 베네딕트의 모습이다. 마귀의 유혹은 신실한 자들에게, 하나님 나라를 향한 부르심의 길을 가는 이들에게 더 공공연하게 찾아오는 법이다. 그 유혹은 새로운 공동체, 새로운 삶의 자리로 옮기더라도 동일하게 찾아온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이런 유혹이 안 찾아오게 막을 것인가가 아니라 평생 임할 이런 유혹 앞에 어떻게 대응하며 분투할 것인가에 있다.-p.43
수덕주의는 인간이 이러한 강박적 집착과 분산된 욕망에서 벗어나, 자신의 몸과 영과 지성을 통제하고 하나님과 세상을 향해 균형 있는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통전적(holistic) 영성 훈련이다. 현대 소비주의 사회에서 형성된 욕망의 구조는 단순한 도덕적 결단만으로 극복될 수 없으며, 오히려 수덕적 영성을 통해 점진적으로 길들여져야 한다.-p.67
『베네딕트 규범집』은 이러한 매일의 경청하는 삶이 무의미하거나 무모한 일이 아님을, 오히려 어두운 시대를 비추는 빛이 되며 겸손히 하나님과 동행하는 수용적 존재로 우리를 새롭게 형성해 나간다는 사실을 힘 있게 증언한다. 이 조용한 건축이야말로 우리의 시대를 살리는 참된 영성의 길이다.-p.102
침묵은 말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말할 때와 하지 말아야 할 때를 아는 것”이다(전 3:7). 침묵 자체가 인간을 거룩하게 하지 않지만, 거룩으로 나아가는 길을 준비하는 필수적 기초를 제공한다. 이는 베네딕트수도원의 전통 속에서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침묵은 그 자체로 독립적 가치를 갖는 것이 아니라 경청을 위한 능동적 실천으로 자리매김한다. 특히, 마음의 귀로 하나님과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는 침묵은 단순한 정적을 넘어 존재론적 전환의 자리로 우리를 초대한다. 왜냐하면, 침묵은 ‘거짓된 지지대와 은신처를 몰아내기 때문이다’.-p.158
구속사의 관점에서 볼 때, 순종의 훈련은 필연적이다. 하나님의 백성으로, 그리스도의 제자로 성경은 반복해서 순종의 길을 이야기해 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관념적 신앙이 아닌 전인격적 변화를 위한 영성 형성을 위해서는 보다 육화된 순종의 훈련이 일상화되어야 한다. 특히, 공동체성이 소멸해 가는 초개인주의 사회에서 순종은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강화하는 핵심적인 영적 훈련이 될 것이다-p.188
소위 ‘응답받는 기도’에 대한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식을 줄 모르는 관심의 열기는 빈약한 기도생활과 건강하지 못한 기도신학으로 인한 한 증세라 할 수 있다. 건강한 기도생활을 위한 삶의 틀과 일과를 회복해야만 한다. 말씀으로 드리는 기도를 통해 자기중심적인 내 정념과 강박에 의한 기도를 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도를 통해 이미 지금 나의 삶 속에서 말씀하시고, 일하시고, 함께하시는 하나님 안에 정기적으로 머물 수 있어야 한다.-p.253
끝으로, 본서의 내용을 가장 깊이 있게 소화할 수 있는 길을 하나 제안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그것은 바로 가까운 수도원을 직접 찾아가 보는 것이다. 수도원은 말보다 침묵이 많은 공간이며, 그 침묵은 오히려 내 안의 소란을 잠재우고 하나님을 주목하게 하는 거룩한 틈을 열어 준다. 며칠 동안이라도 수도원의 기도와 리듬 안에 자신을 맡겨 보라. 짧은 체류일지라도 그곳에서 경험하게 될 내적 고요와 하나님과의 친밀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영적 깊이를 선사할 것이다.-p.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