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목회자가 일상 속에서 사유하고 느끼고 경험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의 취향과 지향을 “통합된 감수성”으로 표현했다. 그 표현은 짧은 글과 직접 그린 그림에 실었다. 미국 생활, 목양, 음식, 그림, 몸, 고통, 여행, 가족, 이웃 등에 관하여 잔잔한 이야기로, 때로는 음악 같은 시로 들려주고, 아름답게 보여 준다. 한 사람의 삶과 내면 그리고 한 목회자의 믿음, 사랑, 소명과 헌신, 한 예술가의 미학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감상의 즐거움, 배움의 뿌듯함, 위로와 격려의 든든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1 김인철 미술 평론가, 『내 손안의 작은 미술관』의 저자 / 1
추천사 2 홍은택 시인, 영문학자, 『노래하는 사막』의 저자 / 3
저자의 말 / 14
하나. 미국 / 16
필라델피아 / 18
봉순이 언니 / 20
스케치 / 22
여행길에서 / 25
한국에 가면 / 27
미안해요 / 29
둘. 목양 / 32
도와주세요 / 34
장소 / 36
백일입니다 / 38
지하에서 지상으로 / 40
따뜻한 말 / 42
생일 카드 1 / 44
생일 카드 2 / 46
헌금 / 48
겨울이 오네요 / 50
얼굴 / 52
그 강물 속은 보이지 않았다 / 54
이상한 사랑 / 56
여러분 많이 힘들지요 / 60
분노합니다 / 62
나훈아와 송태근의 고향역 / 64
연예인 연합집회 / 67
좀 특이한 경험 / 70
최 군, 자네가 책 써 / 72
첫 번째 책이니까 … / 74
우직하게 갈 겁니다 / 76
셋. 먹방 / 78
맛있게 먹는 법 / 80
커피 1 / 82
커피 2 / 84
스미*부타동 / 86
명동 / 88
라면 / 90
냉면 먹는 법 / 92
설렁탕 먹는 법 / 95
넷. 그림 / 98
카페에 앉으면 / 100
그림은 운명적 만남에서 온다 / 102
미술관 추억은 / 104
자화상, 나를 그리다 / 106
우리 동네 미술관 / 108
상계동에서 모네를 만났습니다 / 110
행복이었는데 / 112
코로나 / 114
다섯. 몸 / 118
불편한 다리 / 120
계단 / 122
백병원 1 / 124
백병원 2 / 126
백병원 3 / 129
독백 / 131
서울대 병원 / 133
안과 수술 / 135
내시경과 바다 / 137
하늘 1 / 139
하늘 2 / 142
여섯. 문밖 / 144
도망가자 / 146
글을 쓰는 일 / 149
바다 / 151
이순신과 장범준 / 153
청양 버스 터미널 / 155
걸어야 보이는 것들 / 157
설렘 / 159
일곱. 가족 / 162
엄마 / 164
사랑해 / 167
내 엄마의 등 / 170
어미의 무덤 / 172
할머니 / 174
버려야 할 것들 / 176
가족사진 / 178
그리움 / 180
빈자리 / 182
형 같은 동생 / 184
양성 여자, 음성 남자 사이에 / 186
갇힌 이들을 위한 글 / 188
하나님을 안다는 건 이러한 것과 같다. 내 눈으로 보고 듣고 내 입과 손이 만진 예수 그리스도이다. 다윗의 고백처럼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지라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가 오직 하나 ….
주님이 함께 하심이라는 ….
그 경험이 바로 하나님을 안다고 말하게 만든다. -p.19
조금은 여유가 생겨 지난봄부터 그림을 그렸다. 유화는 아니지만 스케치부터 시작했다. 가끔 드는 생각은 ‘아! 내가 그림에 관심을 갖다니 ….’
나도 나 자신을 보고 놀랄 때가 있다. -p.22
“밥 먹었니?”
이 말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따뜻함이다. 뜨거운 밥공기를 두 손으로 받아 쥐고 있으면 따뜻함이 손을 통해 온몸으로 퍼진다. 상에 놓고 뚜껑을 열면 김이 안경에 서린다. 김 서린 안경 너머 조선 민족의 소원이었다는 흰쌀밥이 보인다. …
손안의 원고가 따뜻한 밥이 된다. 그 밥을 먹는 이들 가슴이 뜨거울 수 있다면 말을 짓고 밥을 짓는 설교자는 얼마나 행복할까를 생각해 본다. -p.43
타인의 얼굴을 그린다는 건 쉽지 않다. 자기 얼굴을 표현한다는 것은 더 어렵다는 걸 배웠다. 그렸다 지우고… 또 그리고 지우기를 …그렇게 망쳐 먹은 그림만 20장이 넘었다.
그리다가 보면 마음속에 자리한 감정이 쑥 나와 화폭에 들어가는 걸 느낄 때가 있다. 자기 몸으로 낳은 자식처럼 빠져나간 감정이 하얀 캔버스에 담긴 걸 보고 출산의 기쁨을 느낀다. 잘 모르지만 그게 화가의 기쁨일 것이다.
내 얼굴에 담아 살려 내고픈 감정은 고요함과 단순함. 그 감정들이 크지 않고 아주 작은 점들로 있지만 그 미세함을 표현해 내고 싶다. 보이는지… 존재하는지 잘 모르지만 있다고 믿고 싶다.
이런 말을 내가 들을 수 있을까?
아마 어렵겠지!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더라(행 6:15).-p.107
엄마의 쓴맛과 용달차가 남긴 텅 빈 공간처럼 빈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 걸 보고 덜 행복해지는 나를 본다. 난 엄마가 보여 준 대로 많이 먹을 것이다. 시집오라고 한 아이가 떠난 그 공간이 채워질 때까지 사랑할 것이다.
나는 사랑할 거다. 나를 … 그리고 너를 … 그분이 우리를 사랑한 것처럼 …. -p.132
사랑하는 분들과의 이별을 비롯한 뜨거운 가족 사랑, 그가 맡은 목회에 대한, 그야말로 진정성에서 우러난 고뇌와 상념, 계획, 실천 등을 책 속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김 인 철 _ 미술 평론가, 『내 손안의 작은 미술관』의 저자
저는 다양한 색상을 가진 그의 글 속에서 그가 평생을 견지해 온 목회자로서의 소명과 음식에 대한 경건하기까지 한 느낌들, 그림을 향한 지속적인 열정,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에의 사랑과 추억 등을 읽었습니다.
홍 은 택 _ 시인, 영문학자, 『노래하는 사막』의 저자